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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답을 알려주는 작업보다는 제시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림은 말과 같다고 생각해요. 섣불리 말을 뱉지 않는 것처럼, 섣불리 그리지 않고 있어요. 생각이 긴 작업을 하면서, 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지고 흐려지는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주고 싶어요.

Creator Story #1
by드로잉 아티스트 성립
30 Aug. 2021

Q. 성립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작가 성립입니다.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어요. 패브릭, 스틸, 도자, 스크린 등 다양한 매체에 드로잉이 얹히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샤이니, DEAN, 레드벨벳 슬기 등 아티스트의 영상과 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참여했어요. 그리고 데상트, 프라다, 이도 도자기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Q. 전업 작가로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언제부터 작가의 꿈을 꾸게 되셨나요?

워낙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저에게 그림이란 평생 함께한 일이자, 놀이이기도 해요. 대학 때 순수미술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했을 때 그림 말고는 생각나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Q. 처음 외주 작업을 의뢰받게 된 경험이 조금 특별하다고 들었어요.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과 작업을 하고 있는데, 2AM 임슬옹 씨에게 DM이 왔어요. 우연히 제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솔로 앨범 커버 작업을 함께 하고 싶다고 하시는 거예요. 컴퓨터 그래픽과 페인팅을 접목한 작업을 임슬옹 씨가 마음에 들어 하셔서, 제 그림이 앨범 커버로 쓰이게 되었어요. 제가 맡았던 첫 외주 작업이었죠.


그때의 저는 간절함이라기보다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림을 통해 제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요. 엄청난 목표는 아니에요. 하지만 목표를 향해 계단을 조금씩 올라가는 게 눈에 보였고, 이뤄가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Q. 협업을 위한 작업은 개인 작업과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단순히 요청받은 일이 아니라 나와 또 다른 아티스트가 함께 만드는 창작물이라고 생각되어서 그 과정이 굉장히 즐겁다고 느껴요.


DEAN의 <넘어와>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어요. ‘우주, 폭발, 사랑'이라는 키워드들이 있었어요. 처음 영상이 시작할 때, 두 행성이 서로 빙글빙글 돌거든요. 그런데 이 두 행성은 절대로 만날 수가 없는 거예요.


가사를 잘 들어보면, 이 곡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영상에도 그런 힌트들을 넣었죠. 주어진 작업 시간이 2주 정도였는데, 밥도 안 먹고 그림만 그렸어요. 수정 사항이 계속 생기고 스캔해야 하는 종이는 5,000장이 넘어갔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작업물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죠.


Q. 작가님은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매일매일 사소한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친구와의 대화, 좋아하는 음악, 책의 한 구절, 관찰하는 세상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생각은 증발하기 전에 한 줄이라도 메모해요.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 그 문장들을 다시 보면서 그림으로 옮기기도 하고 긴 글로 풀어보기도 해요.


Q.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아직 못해본 작업이 많아요. 제 드로잉을 얹어보지 못한 매체도 많고, 못 만난 관객들도 많죠. 활동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그림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목표예요.


어떤 정답을 알려주는 작업보다는 제시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림은 말과 같다고 생각해요. 섣불리 말을 뱉지 않는 것처럼, 섣불리 그리지 않고 있어요. 생각이 긴 작업을 하면서, 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지고 흐려지는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주고 싶어요. 그리고 문득문득 궁금한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웃음)


Q. 이 그림은 어떤 작품인가요?

작년부터 우리는 흩어질 수밖에 없었죠. 애써 마주치려는 일이 드물어졌잖아요. 그렇게 달라진 일상 속에서 사소하지만 꿈같은 장면들을 생각했어요. 작년에 불꽃 축제가 전부 취소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사실 모든 축제가 그랬죠. 그래서 고요해 보이지만 소란스러운 축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림 속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다가와요. 고요해 보이지만 축제 같은 불꽃놀이도 보이고 함께 모여 날아가는 새들도 있고요. 또 하나의 그림은 우리의 작은 소망을 묶어보았어요. 자유, 연결, 평화 같은 것들이요. 두 그림은 다른 그림 같아 보여도 사실 같은 맥락 안에 있는 그림들이에요.


Q. 그림을 받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단순한 흑백의 선이 주는 풍부함을 느끼셨으면 해요. 여백은 비어있는 것 같지만 사실 가득 차 있기도 해요. 빈 공간과 무채색들은 생각의 틈을 만들어주는 공간이 되거든요. 그림을 보면서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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