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경험 있으세요? 오랫동안 잊은 줄 알았던 만화 ost가 흘러나올 때 나도 모르게 함께 흥얼거리고 노래 가사도 술술. 방영 시간에 맞춰 티비 앞에 앉아 설레는 마음으로 오프닝 송부터 함께 따라 불렀던 기억 다들 있으시죠? 성우님을 실제로 만나 뵈니 정말 더 멋지고 배우고 싶은 분이더라고요. 노래하는 성우이자 크리에이터 이용신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터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노래하는 성우 이용신 입니다. 이제는 클래스101에서 강의하는 성우로 거듭났네요. 반갑습니다.
성우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는 놀이를 많이 했었어요. 책도 읽고 시도 읽고 노래도 하고 녹음한 목소리를 들어보면 제 목소리가 너무 예쁘게 들리는 거에요. 5학년쯤에 제 재능을 발견한 셈이죠. 그래서 막연하게 어른이 되면 목소리로 일하는 직업을 갖고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가 어른이 되고 CM송 가수, MC, 쇼핑 호스트 등 여러 직업을 경험하다 보니 모두 목소리로 관통되는 직업들이더라고요? 그러다가 서른 직전에 성우라는 직업을 만나게 되었어요. 아! 내가 이 직업을 만나려고 그 많은 직업을 거쳤구나! 라고 깨달았어요. 여러 직업에서 재능을 펼쳐보다가 마음에 딱 드는 성우라는 직업을 만나게 된 거죠.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진행도 할 수 있잖아요? 마음에 쏙 드는 직업이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에 클래스를 오픈하셨어요! 이 클래스를 꼭 들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많은 분이 오해를 하시는데 사실 성우는 연기자예요. 목소리만 좋다고 다 성우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목소리는 기본입니다.)국어 능력, 연기 능력을 갖춰야 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국어 능력은 정확한 표준어를 정확한 발음으로 구사하는 능력을 말해요. 정확한 발음을 확실하게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발성을 잘해야 하겠죠. 발성이 좋고 발표를 잘하는 친구들은 어느 조직에서나 꼭 필요해요. 내가 가진 목소리 중 가장 좋은 발성을 찾아서 언어를 얼마나 잘 표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타인이 보는 나도 그렇고 나 스스로 보는 나에게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래서 발성은 자존감하고도 연결이 됩니다. 그래서 클래스를 들어보시면 제가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이 밖에도 성우라는 직업 특성상 작 중에서 일인 다역을 맡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변성을 잘해야 경쟁력 있는 성우라고 할 수 있죠. 변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비강을 사용해서 목소리를 얇게 만든다든지 내레이션 처럼 차분한 목소리를 낼 때는 흉성을 사용하고 음이 높은 고음의 노래를 부를 때는 두성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제는 저도 20년 차에 접어들면서 많은 분들께 저만의 팁이나 지식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클래스를 오픈하게 되었어요. 성우나 말하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들으시면 너무 좋은 클래스 입니다.
만화 캐릭터 중 용신님과 가장 닮았거나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공감이 많이 되었던 친구는 <캐릭캐릭 체인지>의 "아무"라는 캐릭터에요. 저도 항상 제 안에 여러 자아가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누구나 본인의 모습 중 어떤 것은 드러내고 어떤 것은 억누르면서 살잖아요? "아무"는 여러 가지 캐릭터로 변신을 하면서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캐릭터에요. 작품 중에서 많은 대사에 감동을 받았는데 결국 "네가 원하는 자신은 네가 만드는 거야" "너의 캐릭터는 네가 선택하는 거야!" 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들에게 용기를 심어준 좋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참 애정합니다.
제 원래 성격과 가장 비슷한 친구는 <명탐정 코난>의 '보라' 입니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밝고 호기심 많은 열정적인 친구거든요. 제멋에 살기도 하고 실제 제 성격이랑 많이 닮아있어서 녹음을 할 때도 그냥 편하게 제 실제 목소리로 하는 편이에요. 다른 변성이 필요 없었죠. 이렇듯 성우로 일하다 보면 가장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날 때가 오거든요? 저에게는 "보라"가 그런 캐릭터인 것 같아요.
여러 직업을 거쳐 지금의 성우라는 직업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계신데 이유가 있나요?
재미있어서요. 저는 이 일이 너무 재미있어요. 예전부터 막 안정적이고 탄탄하다는 직업들보다는 계속 변화하고 반복되지 않는 일을 하고 싶어 했어요. 성우 일이 특히나 그래요. 정말 반복되는 게 없어요. 계속 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제 능력을 개발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제가 뒤쳐지지 않고 "나"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면 계속 노력을 해야 해요. 그래서 사실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있어요. 클래스101에서 이렇게 클래스를 열게 된 것도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고요. 성우가 된 지 20년 정도 되고 나니까 이제는 제가 좀 많은 분께 제 전문 분야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온라인 클래스를 열면 많은 지역에 사시는 분들, 사정이 있어서 오프라인 수업을 들을 수 없는 분들께 어떻게 보면 배움의 기회를 드릴 수 있게 되잖아요? 제 클래스를 들으시는 분들도 성우라는 직업의 매력을 알게되셨으면 좋겠어요!
이용신님은 지금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이용신님께 사랑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사랑하는 일이라는 게 무조건 애정만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힘들 때도 있죠. 성우는 계속 오디션을 봐야 하는 직업이에요. 거절도 당하고 그러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부담과 압박이 있지만 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거든요. 묘하게 그런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게 좋더라고요. 제가 충분히 감당하고픈 압박! 사람 사이에도 그런 긴장감이 있어야 하잖아요. 지금 하는 일도 그런 것 같아요. 텐션을 유지하면서 밀당을 하고 있어요. 그게 사랑하는 일이라면 저는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신님의 10시 1분에는 어떤 시간을 보내시나요? 혹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오전10시 1분에는 하루를 계획해요. 계획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계획한 게 모두 지켜지지는 않지만!) 오후 10시 1분에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책을 읽어주고 재우고 나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요. 엄마의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에요. 이것저것 벌려 놓은 일을 하면서 보냅니다. 오전 10시 1분은 하루의 시작, 오후 10시 1분은 하루의 또 다른 시작!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때로는 힘들더라도 충분히 감당하고 싶을 만한 사랑하는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찾고 계신가요? 묘한 긴장감을 주는 가슴 떨리는 일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용신 성우님의 대표작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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