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락 관점을 불편해합니다. 이건 단순히 개인의 성향 차이라기 보다는, 시장이 만들어내는 집단 심리의 결과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가격이 상승할 때면 누구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논리가 파생되며 상승을 정당화하는 이야기들이 확산됩니다. 반면 하락이 시작된다면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락을 설명하려는 시도보다는, 오히려 지금의 하락이 일시적이라는 해석이나 곧 반등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더 쉽게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이미 현물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하락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매우 큰 저항을 동반하죠. 여기서 자연스럽게 상승을 지지하는 근거들은 확대 해석되는 반면 하락을 시사하는 신호들은 축소되거나 무시되곤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적 인지가 반복될수록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는 점점 좁아지게 된다는 사실이죠.
여기에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내용이 있습니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객관적 데이터와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분석보다는 점점 더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따라가게 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입니다. 그저 아무 근거가 없더라도 지금 내가 들고 있는 포지션을 정당화하는 의견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건 명백한 오류입니다. 듣기 편한 말은 순간적인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는 있지만, 그 대가는 대부분 손실로 돌아왔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종종 하락 관점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찐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장 분위기가 낙관적으로 형성되어 있을 때 하락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내린 것을 더 내린다 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야 개의치 않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하락을 분석하는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시장에는 ‘반등할 수 있다’라는 한쪽 방향의 희망회로만 남게 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리스크는 이런 환경에서 가장 빠르게 쌓입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 반대 방향에 대한 대비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락을 이해하는 것은 불편하지만 돈을 지킬 수 있는 행위입니다. 단순히 숏에 베팅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리스크를 인지하고, 그에 맞게 대응책을 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죠. 포지션을 축소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고, 관망하는 것 역시 충분히 괜찮은 전략이거든요.
시장에서 분석이라는 것은 ‘원하는 방향’을 말하는 행위가 아니라, ‘우세한 방향’을 읽어내는 과정입니다. 만약 롱이 우세한 구간이라면, 자연스럽게 롱 관점의 분석이 나올 것이고 롱 베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흐름이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판단되는 구간이라면, 숏 관점의 분석이 나오는 것 역시 지극히 정상적인 흐름입니다. 롱이냐 숏이냐는 신념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확률과 구조의 문제이며, 트레이딩이란 더 유리한 방향에 베팅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상승장에서는 저도 롱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락을 이해하는 것은 시장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겠다는 의미입니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한다 한들 리스크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장이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사소해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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