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제앵커 권미란입니다.
2023년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던 시기,
제가 배우 임지연씨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그 때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연진이가 빵 떴었죠.
아주 클래식한 미인은 아니지만,
그것 말고도 더 강한 이끌림이 있는 배우 임지연씨에게 많은 분들이 매료되신 것 같아요.
요즘 저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예쁜 사람보다
자기 세계가 있는 사람에게 더 강하게 이끌리고 오래 머무는구나.”
예전에는 분명
아름다움의 기준이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큰 눈, 오똑한 코, 작은 얼굴, 흠 없는 피부.
누가 봐도 예쁜 얼굴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 완성형 아름다움을 동경했습니다.
아나운서 역시 정형화된 미모가
정답인 시기였던 적이 있었죠.
그래서 20대에는 많은 여성들이
“더 예뻐져야 한다”는 경쟁 속에서 정형화된 이목구비에 맞춰 가려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조금 더 마르고,
조금 더 어려 보이고,
조금 더 완벽해 보이기 위해 노력하죠.
저 역시 그런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이 진짜 오래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이목구비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는 얼굴보다 말투가 기억나고,
누군가는 분위기와 태도가 오래 남습니다.
어떤 사람은 비싼 옷을 입지 않아도 귀티가 느껴지고,
어떤 사람은 완벽하게 꾸미지 않아도 자기만의 공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형화된 모습보다 이런 '분위기'에 더 열광하게 됐습니다.
'분위기 미인', '귀티', '미감' 이런 말이 요즘 많이 쓰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요?
저는 지금 시대가
“완벽함의 시대”를 지나
“세계관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완벽함에 익숙해졌습니다.
SNS에는 보정된 얼굴이 넘쳐나고,
AI는 점점 더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피부는 매끈하고,
얼굴형은 비슷하고,
사진 속 사람들은 점점 닮아갑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 인간적인 것에 끌리기 시작합니다.
특히 OTT 드라마·유튜브·숏폼 시대가 오면서
카메라가 얼굴의 “결”을 엄청 가까이 잡다 보니,
예전처럼 완벽한 조형미만으로는 오래 못 가고
👉 표정의 미세한 흔들림
👉 눈빛의 서사
👉 골격과 분위기
👉 캐릭터 소화력
이런 게 훨씬 중요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인기 배우들 보면 공통적으로
✔ 턱선 살아 있음
✔ 얼굴 여백/골격 개성 있음
✔ 분위기가 강함
✔ 약간 중성적이거나 현실적인 느낌 있음
✔ “꾸민 아름다움”보다 “타고난 결”
이 방향이 지금 시대 미감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조금의 흔들림,
현실적인 표정,
삶의 흔적,
설명되지 않는 분위기.
이런 것들이 오히려 희소해졌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와 OTT 시대도 이 흐름을 더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전 TV 시대엔 스타와 대중 사이에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잘 만들어진 결과물만 봤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 말버릇
✔ 음악 등 취향
✔ 일상
✔ 가치관
✔ 인간관계
✔ 감정선
까지 함께 소비합니다.
이제 팬덤은 단순히 얼굴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가”
“어떤 태도를 가진 사람인가”
“어떤 세계를 품고 있는가”
거기에서 깊은 호감과 몰입이 만들어집니다.
예전 기준이면
배우 임지연 씨는 조금 강한 인상, 뚜렷한 골격, 선 굵은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 있다는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죠.
근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 화면 장악력
✔ 감정 전달력
✔ 서사감
✔ 현실적인 매력
으로 읽혀요.
특히 턱선·입매·눈빛의 “긴장감”이 있어서
평범한 예쁜 얼굴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 느낌인데요.
그래서 요즘은 단순히 예쁜 사람보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 강한 힘을 가집니다.
저는 특히 40대 이후에는
매력의 기준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20대가 이목구비 경쟁의 시기였다면,
40대 이후는 분위기 경쟁의 시기입니다.
젊음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분위기는 살아온 시간이 만들어냅니다.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태도,
취향의 축적,
삶을 견뎌낸 사람 특유의 눈빛,
자기만의 철학과 리듬.
이런 것들이 쌓이며 사람만의 공기가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귀티”도 사실은
비싼 물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제 시대는 완벽한 얼굴보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 더 반응합니다.
조금은 불완전해도,
감정이 살아 있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삶의 결이 느껴지는 사람.
저는 앞으로 이 흐름이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AI가 더 발달할수록
오히려 인간다움은 희소 자산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앞으로의 시대에는
단순 스펙보다도,
단순 외모보다도,
“그 사람만의 분위기와 세계관”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누가 더 완벽한가’보다
‘누가 더 자기다운가’를 묻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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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앵커 권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