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의였습니다. 화면에 이런 숫자가 떴습니다.
저는 3초 뒤에 말했습니다. "한 15% 감소했네요."
그 옆에 있던, 팀원이 놀라면서 '우와'라고 했습니다. 그 팀원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보다 빨랐거든요.
그리고 그 팀원이 계산한 실제값은 15.2%. 계산기는 쓰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이 3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전부 풀어보려 합니다.
이 글을 쓰게된 이유
제가 전략을 설명하면 많은 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전략은 사실 두 영역으로 나눠져서 작동합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찾는 영역]과 [상대가 이것을 믿게 하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전략가는 필연적으로 실행가들의 신뢰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분석이 옳아도, 사람들이 믿는 건 내 분석이 아니라 결국 나라는 사람입니다.
이걸 깨달은 분석가는 더 많은 실행 기회를 가지고, 사람들을 움직이며 더 많은 성공경험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무엇이 좋은 전략인지 더 잘 판별하는 능력을 지닙니다. 그 결과 더 신뢰받고 인정 받습니다.
따라서 중요한건 [상대가 이것을 믿게하는 영역]을 늘 신경쓰는 것입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방법이 수없이 많습니다. 관련해서는 [설득의 심리학 1권 - 로버트 치알디니]를 읽어보세요. (1권만 읽으셔도 충분합니다)
다만, 책은 결국 '원칙'을 가르치므로 저는 그 원칙 하위에서 일어나는 '현실'의 스킬을 오늘 하나 공유드리려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해보기 쉬운 방법이 바로 똑똑해 보이는 것입니다.
똑똑해 보이는 것, 가끔은 천재처럼 보이는 것은 상대방에게 어떤 환상을 줍니다.
제가 똑똑해 보이면 사람들이 제 말을 더 잘 믿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똑똑해보일까요?
제가 느꼈던 제일 어이없던 순간은,
제가 긴 숫자를 빨리 읽고, 어떤 계산을 빨리하면 똑똑해 보인다고 느낀다는 겁니다.
팀원들에게 그런 인상을 줬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의 정체는 이것입니다. 신뢰를 쌓는 수많은 방법 중 가장 싸고, 가장 자주 쓰이는 방법. 회의는 매일 있고, 숫자는 매번 나오니까요.
(전략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분들은 기억하실 텐데요, 토스증권 시총 4.3조를 읽다가 이 이야기를 잠깐 흘리고 "연습하시면 좋아요"로 넘어갔습니다. 오늘이 그 디테일을 설명드립니다.)
다만, 저는 최초에 이 스킬(빨리 읽고 계산하기)을 연습한 이유 자체가, 긴 숫자 (토스증권의 재무제표나 MAU 등)를 빨리 읽지 않으면 제 사고가 느려진다는 걸 발견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퍼널 전환율 같은 것들도 빨리 눈으로 계산할 줄 알아야, 제가 더 빠르게 판단을 하더라구요.
또 이 스킬은 '페르미 추정'의 인프라가 됩니다. 페르미 추정은 물론 구조적으로 사고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머릿속에서 대략적으로 계산하는 능력과 숫자를 기억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저는 여기서 "머릿속에서 대략적으로 계산하는 능력"을 일종의 연산 인프라처럼 생각하는 셈이지요.
제가 천재라서 계산이 빠른 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오차없는 계산은 하지도 못해요.
그래서 딱 쓸모있는 수준의 계산을 연습했습니다.
오늘 스킬은 연습만하시면 누구나 "딱 쓸모있는 수준의 계산 능력"을 취득합니다.
그리고 덤으로 생각을 빠릿빠릿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저를 똑똑하다고 쉽게 착각하게 만드는 스킬이 됩니다. DA / PM / 마케터라면 필수로 익혀두시길 권합니다.
대원칙: 정확하게 맞히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봅시다.
어느 회의였습니다. 화면에 이런 숫자가 떴습니다.
저는 3초 뒤에 말했습니다. "한 15%감소했네요."
먼저 이것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위에서 제가 "한 15%"라고 했는데, 여기서 중요한 글자는 "한"입니다.
제 경험 상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맞히는 건 한 번도 중요한 적이 없습니다.
숫자의 크기에 따라다르지만, 정말 얼추만 맞으면 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놀랍니다.
엄밀한 값이 필요하면 그때 계산기를 켜면 됩니다.
이걸 보고 제가 보자마자 바로 확실하게 아는 건 딱 하나입니다.
답이 9~18% 사이라는 것. (이유는 바로 아래에 나옵니다.)
범위를 먼저 확정하고, 그 안에서의 위치를 감으로 찍는 것. 그 "감"의 정체를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