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과정을 나열 하기에는 종이 위에 색연필과 마카를 문지르는 것이 전부이기에 구구절절 설명할 거리는 사실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디지털’ 작업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 되겠네요. 주위에선 다들 왜 그 고생을 하냐고 궁금해하지만 (디지털 작업을 하면 뒤로가기 버튼, 색상변경 버튼과 같은 마법봉이 있지만 수작업은 그런 프로세스가 절대 불가능 하지요) 손으로 만드는 그 정성을 아이패드 펜슬이 이길 수 있을까요. 대단한 브러쉬가 나왔다고 한들 미세하게 다른 것 같더군요. 그래서 손으로만 종이에 쓱싹쓱싹 그립니다.
제 그림의 색채를 보면 알 수 있듯 그 당시의 스스로를 건져내려는 일환의 작업이었기 때문에 마치 이걸 보고 힘을 한번 내보라는 듯 한없이 맑았고 또 긍정적이었고, 뭐 그랬더랬습니다. 이렇게 덤덤하게 적어내릴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없이 감사한 삶이라니 신기하죠. 나를 구원 하려던 그림이 이제는 방향을 조금 틀어서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접할 때면 결국은 이토록 또 밝은 계기가 있을 수 있나 싶기도 하고요. 참 모든 게 알 수 없고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