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3편: 모두가 만들 수 있는 시대, 팔 수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지난 두 편을 같이 읽으셨다면, 이쯤에서 하나의 결론이 남았을 겁니다.
만들 수 있다는 것과 팔린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1편에서는 바이브코딩이 실행을 빠르게 만들었지만, 니즈의 강도까지 대신 판단해주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2편에서는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 왜 실제 사용이나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은 이것입니다.
팔리는 사람은 어디서 다를까요.
더 많은 데이터를 보는 사람일까요. 사용자 인터뷰를 더 많이 하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타고난 감각이 있는 사람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그 답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꺼내보려 합니다.
팔리는 사람은 더 빨리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만들기 전에 더 정확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입니다.
속도가 높아지면, 방향의 오차도 커진다
총알이 빠를수록 조준이 중요해집니다.
방향이 1도만 틀려도, 거리가 멀어질수록 빗나가는 폭은 커집니다. 실행 속도도 비슷합니다. 빠르게 움직일수록 처음의 판단이 더 중요해집니다.
바이브코딩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변화는 실행 속도입니다.
아이디어가 생기면 며칠 안에 돌아가는 프로토타입이 나옵니다. 이전이라면 개발자를 설득하고, 우선순위에 넣고, 스프린트를 기다리고, 몇 주에서 몇 달을 들여야 했던 일이 훨씬 짧아졌습니다.
이 변화는 분명 강력합니다. 아이디어를 오래 품고만 있던 사람에게는 기회입니다. 작은 불편을 직접 해결해보려는 사람에게도 좋은 도구입니다.
하지만 선물에는 이면이 있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도 며칠 안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행 비용이 낮아졌다는 것은, 검증 없이 만드는 비용도 낮아졌다는 뜻입니다.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실망하고, 빠르게 다음 아이디어로 넘어가는 사이클이 짧아집니다.
겉으로는 실행력이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한 니즈를 더 빠르게 제품처럼 만들어버리는 일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바이브코딩이 가져온 진짜 변화는 이것입니다.
실행이 더 이상 병목이 아닌 세계에서는, “무엇을 만들지”가 병목이 됩니다.
팔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생깁니다.
- 둘 다 도구를 쓸 수 있습니다.
- 둘 다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둘 다 그럴듯한 화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순간, 질문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바로 묻습니다.
“이걸 어떻게 만들지?”
팔리는 사람은 그 전에 묻습니다.
“이건 정말 만들 만큼 강한 문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