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는 가상의 기업이 12주 동안 AI 활용 방식과 투자 기준을 바꿔가는 이야기입니다. 회사, 인물, 수치는 모두 가상으로 구성했습니다. 삽화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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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1위는 왜 AI를 쓰지 않았나
사용률 명단의 맨 아래에 있던 사람은 올해 영업 실적 1위 한 대리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 과장은 그 이유를 직접 묻기로 했습니다.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왜 쓰지 않는지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 대리의 책상에는 노트 한 권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고객사 이름 아래로 스무 줄 가까운 확인 항목이 적혀 있었고, 한 대리는 통화하면서 그 항목을 초록 펜으로 하나씩 지우고 있었습니다. 납품 주기, 반품 기준, 지난 계약에서 바뀐 조항, 고객사가 유독 민감하게 보는 문구까지.
한 대리의 대답은 짧았습니다.
“고객마다 예외 조건이 달라서 제가 직접 봐야 사고가 안 나요. 초안은 AI로 빨리 쓸 수 있겠죠. 그런데 이걸 빠뜨리면 법무에서 돌아오거나, 더 나쁘면 고객사에서 돌아와요.”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솔직히, 시간 줄이면 담당 고객 수만 늘어나는 거 아닌가요?”
이 과장은 바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사용률 보고서를 만들면서, 쓰지 않는 사람에게 이유를 물어본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