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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팅으로서의 전쟁, 변수로서의 전쟁


전쟁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뻔한 질문들이 있죠.


‘전쟁 언제 끝나냐’

‘끝나면 비트코인 떡상하는거 확실하지 않냐’

‘전쟁 이미 다 선반영된 거 아니냐’


질문은 해볼 수 있을지언정, 질문 자체에 베팅하는 순간 투자 관점은 상당히 위험한 방향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전쟁이라는 변수는 개인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닌, 통제 불가능한 외부 이벤트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발달했다지만, 여전히 개인 단위에서 전쟁이 끝나는 시점과 방식까지 맞춘다는 것은 사실상 분석이라기보다는 추측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이 영역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끝나면 오른다’ 혹은 ‘확전되면 내린다’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서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문제는 전쟁을 반영하는 시장이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쟁이라는 이벤트는 단일 적용되는 변수가 아닙니다. 금리, 유동성, 원자재 가격, 환율, 정책 대응 등 수많은 요소들과 얽혀 복합적으로 작용되기 때문이죠. 어떤 시점에서는 전쟁이 악재로 작용하지만, 또 다른 시점에서는 이미 반영된 재료로 취급되거나 심지어 다른 호재에 묻혀버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 구조를 보지 않습니다. 대신 전쟁의 결과에 베팅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안과 관련된 온간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전쟁이 끝날 것 같으면 롱을 잡고, 확전될 것 같으면 숏을 잡습니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방향성 베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 내용은 사건의 결말을 맞추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접근의 가장 큰 문제는 틀렸을 때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상황은 계속 바뀌고, 정보는 제한적이며, 그 과정에서 시장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전쟁에 베팅하는 것과 전쟁을 변수로 활용하는 것에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전쟁에 베팅한다는 것은 특정 시나리오 하나를 전제로 포지션을 잡는 행위입니다. 반면 전쟁을 변수로 본다는 것은, 그 이벤트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여러 갈래로 열어두고 대응 전략을 구성하는 접근입니다. 전자는 맞거나 틀리거나의 문제로 귀결되지만, 후자는 확률과 대응의 문제로 전환되죠.


더 쉽게 말해 우리는 상승과 하락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쟁이 완화될 경우 유동성이 어떻게 움직일지, 반대로 확전될 경우 어떤 자산군이 압박을 받을지,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서 현재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이를 반영하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하나의 결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결말을 맞추는 능력이 아니라, 어떤 결말이 나오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느냐, 길어지느냐, 확전되느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어떤 자산이 어떻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지, 그리고 현재 시장이 그것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는 차트를 통해 어느정도 분석 가능한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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