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산시장, 그리고 최근 코인판에까지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라는 이름이 빈번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제인스트리트는 지난해 순거래 수익 396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수준의 실적을 만들어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수익이 2배, 다시 2배로 급증하며, 이제는 JP모건, 골드만삭스 같은 전통 투자은행의 트레이딩 수익을 넘어서는 지점까지 도달했죠. 이는 같은 영역에서 경쟁하는 시타델이나 허드슨리버트레이딩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이게 어느정도냐고요?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S&P500 소속 기업 중 제인스트리트보다 더 많은 돈을 번 기업은 단 12개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실적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인스트리트는 하나의 트레이딩 기업이 아니라, 현대 금융시장의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읽히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로이터가 주목하는 부분은 여기입니다.
“이 회사는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 자체로 돈을 번다”
제인스트리트의 본질은 퀀트트레이딩에 가깝습니다. 가격의 미세한 괴리와 시장 간 비효율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수익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죠. 특히 ETF 시장에서 이들의 존재감은 압도적입니다. 해외 보도에 따르면 제인스트리트는 글로벌 ETF 유동성 공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일부 채권 ETF 영역에서는 사실상 시장의 가격 형성 메커니즘 자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 + ETF는 현물과 파생상품, 그리고 기초자산 간의 연결 구조 위에 서 있기 때문에 이 연결고리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다루는 플레이어가 곧 시장의 중심이 되는데, 제인스트리트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죠.)
제인스트리트가 강점은 속도와 규모에 있습니다. 수십 개 국가, 수백 개 거래소를 동시에 연결하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동일 자산이 서로 다른 시장에서 형성하는 가격 차이를 거의 실시간으로 흡수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가격이 오르느냐 내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더 비싸고 어디에서 더 싼가’가 핵심이 됩니다(김프 매매법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조금 쉬우실 것 같네요). 따라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들의 기회는 더 확대됩니다. 코로나 이후 글로벌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 동안 제인스트리트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한 배경도 여기에 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플레이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제인스트리트의 거래 방식이 특정 자산의 가격 형성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로 규제 조치가 논의되거나 실행된 사례도 존재합니다. 고빈도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대규모 자기자본 운용이 결합될 때 시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죠.
최근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죠.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와 루나의 붕괴 과정에서 제인스트리트에 제기된 의혹, 그리고 특정 시간대에 반복되는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에 대한 의구심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이들이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는 명확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코인 또한 가격 형성 과정이 예전보다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죠.
전통적 의미에서의 가격은 순수 가치가 반영된 결과물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전략과 유동성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경제 지표, 기업 실적, 정책 변화 같은 요소들이 가격을 설명하는 주요 변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동성과 알고리즘, 그리고 초대형 플레이어의 전략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란 뜻이죠.
제인스트리트를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히 한 회사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장이 어떤 게임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게임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지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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