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약 44만 달러를 운용해 약 7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고 공개했습니다. (폴리마켓에 대해선 이전 유튜브 영상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비탈릭의 필살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전체적으로 비탈릭은 결과를 잘 맞춘다기보다 ‘사람들이 틀리는 지점’을 노리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시장이 합리적인 확률 계산을 하고 있는지를 본 것이 아닌, 특정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죠.
오늘날 정치나 거시경제처럼 불확실성이 큰 영역에서는 공포나 기대가 쉽게 과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폴리마켓에서는 실제 발생 가능성보다 훨씬 높은 확률이 가격에 반영되는 경우가 생기곤하죠. 예를 들어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것이다’, ‘달러가 곧 붕괴될 것이다’ 같은 과도한 공포 기반 시나리오에서는 사람들이 비이성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실제 가능성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죠.
실제로 폴리마켓에서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주제의 73% 이상은 No로 끝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제는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 일이지만, 반대로 많은 투자자들이 ‘일어날 가능성’에 베팅하고 돈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스털링 크리스핀이라는 엔지니어는 이 점에 착안해 폴리마켓의 스포츠 부문을 제외한 전 영역에 'No'로 베팅하는 봇을 만들기도 했죠. 그리고 코멘트합니다.
"왜 73%의 결과가 No로 귀결되는데도 폴리마켓에서 미래를 맞추려는 노력을 합니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장은 정보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합리적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주제일수록 사람들은 확률을 계산하기보다 자신의 기대나 공포를 투영하게 되고, 그 순간 시장 가격은 믿음에 가까운 숫자가 되어버리죠.
문제는 대부분의 참여자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 왜곡된 확률을 다시 신뢰한다는 데 있습니다. 가격이 올라가 있으면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고 받아들이고, 많은 사람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으면 그 자체를 근거로 확신을 강화합니다.
주식,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금융 시장 역시 비슷한 메커니즘을 반복합니다. 특정 자산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커질 때, 혹은 공포가 극단적으로 확산될 때, 가격은 이미 그 감정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바로 확률이 왜곡되는 지점입니다. 겉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방향이지만, 실제로는 기댓값이 가장 나빠지는 구간이기도 하고요.
시장은 이성적 정답을 맞추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감정에 휩쓸려 틀리게 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게임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이 일어날지를 맞추는 것보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믿고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그 믿음이 과도해지는 순간, 시장은 가장 크게 왜곡되니까요.
이제 시장을 바라볼 때 한 가지 질문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가격과 확률이 정말 현실을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람들의 확신이 만들어낸 결과인지 말입니다. 답은 맞추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흐름을 쫓아가는 참여자가 아닌 흐름을 이해하는 투자자에 가까워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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