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늘 방향성을 가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우리는 방향이 있어야 기회가 있고, 그 속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실제로 계좌를 가장 많이 갉아먹는 구간은 의외로 방향이 없는 구간, 즉 횡보장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 구간에서 수익이 아닌 피로를 축적합니다. 차트는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결과적으로는 제자리이고, 매매는 계속 하는데 계좌는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되는거죠.
횡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이 왜 멈추는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유동성이 분산되는 시기가 있겠죠. 비트코인이 명확한 방향을 주지 못하고 자금이 알트코인으로 순환되거나, 반대로 알트에서도 힘이 빠지면서 시장 전체가 관망 모드에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뉴스도 애매합니다. 강한 호재도 없고, 그렇다고 결정적인 악재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참여자들은 방향에 베팅하기보다 눈치를 보게 되고, 그 눈치 보기의 총합이 횡보로 나타나는거죠.
차트적으로 보면 횡보는 몇 가지 특징이 명확합니다. 고점과 저점이 점점 수렴하지도 않고 확장하지도 않는 상태, 즉 일정한 박스권이 형성됩니다. 흔히 말하는 레인지 구간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돌파처럼 보이는 움직임이 자주 나오지만 대부분 페이크입니다. 윗꼬리, 아랫꼬리가 반복되고 거래량은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죠. 이 구간에서 중요한 것은 ‘추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승이 나와도 연속성이 없고, 하락이 나와도 공포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 흐름이 반복된다면 높은 확률로 횡보 구간에 들어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거고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횡보를 추세로 해석하려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작은 상승을 보고 추세 전환이라고 판단해 롱을 잡고, 작은 하락을 보고 하락장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숏을 잡죠. 하지만 횡보에서는 이 모든 판단이 틀릴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론 방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방향을 가정하고 포지션을 진입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작은 손절이 반복되고 벌어둔 수익도 날아가죠. 이게 횡보장에서 계좌가 서서히 녹는 패턴입니다.
그렇다면 횡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기다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싫어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기회를 놓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횡보장에서의 무리한 진입은 기회가 아니라 비용입니다. 명확한 돌파가 나오기 전까지는 포지션을 줄이거나 관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죠. 특히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이 원칙은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전략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추세 추종이 아니라 범위 매매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죠. 박스권 상단에서는 매도, 하단에서는 매수하는 식입니다. 다만 이 역시 아무 기준 없이 접근하면 안 되겠죠. 진입과 청산은 반드시 명확한 지지와 저항이 반복적으로 확인된 구간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손절 기준을 짧게 가져가야 합니다. 횡보에서는 방향이 없기 때문에 손실을 크게 가져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 + 사실 박스매매를 떠올리더라도 결국 다 지난 다음에서야 ‘박스였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또한 쉽진 않습니다)
세 번째는 거래량과 시장 참여도를 보는 것입니다. 횡보의 끝은 결국 ‘에너지 축적 이후 발산’입니다. 거래량이 바닥을 찍고, 특정 구간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할 때 시장은 새로운 방향을 준비합니다. 이때는 단순한 가격 움직임보다 거래량의 변화를 더 중요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OI 누적도 큰 힌트가 될 수 있겠고요.
횡보장은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는 구간입니다. 방향이 나올 때까지 자금을 지키고, 확률이 높은 구간에서만 베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입니다. ‘롱이 아니니까 숏이겠구나’의 접근은 계좌를 녹일 뿐이죠. 시장은 항상 다시 움직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움직임이 나왔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상태로 살아남아 있는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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