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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투자자들이여, 선물러를 부러워하지 말지어다


가끔 선물러들의 수익 인증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죠. 하루만에 20%, 30%씩 수익이 찍히는 화면, 몇 천 달러가 몇 만 달러로 불어나는 계좌,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인 매매 사례가 도파민을 자극하거든요. 특히 장세가 원웨이로 지속될 때에 더욱 그렇습니다. 상승장의 현물 투자자는 몇 달 동안 기다려서 50% 수익을 얻는데, 선물 트레이더는 며칠 만에 그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것처럼 보이곤 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일수록 많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내려놓게 됩니다.

수익률과 실제 자산 증식은 생각보다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죠.


월가를 보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우리는 보통 금융기관들이 엄청난 레버리지를 사용해 단기 매매를 반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나 뱅가드(Vanguard), 피델리티(Fidelity Investments) 등 수조 달러를 운용하는 기관들의 핵심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현물 자산 중심입니다. 물론 이들도 선물과 옵션을 쓰긴 쓰죠. 그러나 이것은 수익 극대화보다 위험 관리와 헤지 목적이 메인입니다. 기관에게 중요한 것은 단기 수익률이 아닌 장기간 자산을 잃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현물이 선물보다 유리한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언제 오를 것인가 vs 결국 오를 것인가


많은 분들이 선물 마켓에서의 ‘방향 맞추기 = 돈복사’로 일반화 시키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시황에서 전달드린 것 처럼, 선물 시장에서는 방향을 맞춰도 돈을 잃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이 맞았음에도 중간 조정 구간에서 청산당하는 사례가 대표적이죠. 비트코인이 결국 20% 상승했는데도 레버리지 포지션은 중간의 -5%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거든요.


반면 현물은 다릅니다. 방향이 맞았다면 시간은 투자자의 편이 됩니다. 중간 과정에서 흔들릴 수는 있어도 강제 청산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도 않고, 변동성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될 수 있거든요. 특히 충분한 시간 속에서 본인의 분석이 맞았는지 여부를 검증할수도 있고요.


특히 지금처럼 매크로 변수 하나하나에 시장이 과민반응하는 구간에서는 이 차이가 더욱 커집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크립토 시장을 움직인 것은 금리, CPI, 고용지표, 지정학적 리스크같은 매크로 요소들이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수차례 시장 방향을 뒤집는다 할지라도, 현물 투자자는 이러한 노이즈를 반드시 맞춰야 할 필요가 없죠.


결국 선물은 ‘언제 오를 것인가’를 맞춰야 하지만,

현물은 ‘결국 오를 것인가’만 맞추면 되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2) 복리의 마법은 현물에서


많은 분들이 단지 ‘선물 수익률’에 집중하지만 실제 자산 증식은 복리 효과에서 나옵니다. 100만원이 200만원이 되고, 200만원이 다시 400만원이 되고, 자본이 계속 커지는 과정이 부를 만드는거죠. 문제는 선물은 계좌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서 복리 구조가 자주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예 깡통을 찰 수도 있는 노릇이고요.


반면 현물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변동 속에서 자산 규모를 키워갈 수 있습니다.


투자 역사에서 가장 큰 부를 축적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좋은 단기 수익률이 아닌 낮은 파산 확률에 있습니다. 연간 15%를 30년 동안 유지하는 사람은 연간 100%를 몇 년 벌다가 크게 잃는 사람보다 훨씬 큰 자산을 만들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전자를 과소평가하고 후자를 과대평가한다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생존자 편향도 한 몫 거들죠. 사람들은 100배 레버리지로 큰 수익을 낸 사례를 기억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라진 수많은 계좌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SNS에 올라오는 것은 대부분 성공 사례일 뿐입니다. 선물거래로 부자가 되는 꿈을 꾸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오히려 현물 투자자들의 계좌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죠.


3)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또한 현물의 장점은 심리적 안정성에 있습니다. 레버리지는 단순히 수익률을 확대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감정 또한 확대하는 도구입니다. 10%의 손실이야 견딜 수 있겠지만, 레버리지 포지션으로 하루 만에 계좌의 절반이 증발하는 경험은 합리적 판단을 어렵게 만들죠.


좋은 전략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월가의 거대 자본은 수익률뿐 아니라 변동성과 스트레스까지 관리하곤합니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운용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현물 매수는 이미 그 자체로 심리적 선택권을 남겨두는 전략입니다. 급락이 온다면 추가 매수를 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가 나타난다면 이에 맞춰 대응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레버리지가 높은 선물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면 선택권은 제한되죠.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전개된다면 ‘강제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결정권을 주는지’ 혹은 ‘투자자가 결정권을 갖는지’

이는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내용이 됩니다.


현물과 선물의 차이는 단순 수익률의 차이로 이해할 것이 아닌 게임의 구조 차이로 이해해야합니다.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성공이 고배율 레버리지보다 꾸준한 현물 보유에서 나왔다는 사실도 분명하죠.


이쯤되면 이렇게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요.

"근데 님은 왜 선물 중심으로 매매함?ㅋㅋ"


다음 시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립토에서 선물 포지션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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