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채널
알림 & 소통
프리미엄 콘텐츠
community_post_owner
카댓머
크리에이터
도움이 되는 지식들(무료)
대한민국 환율 조진거 누구 잘못인지 딱 짚어줌


최근 몇 년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환율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간단하게 짚어보죠.


환율은 하나의 독립적인 변수가 아닌, 해당 국가의 경제와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환율위기는 그 자체만으로 '해당 국가의 펀더멘탈에 뭔가 문제가 있다'라는 진단이 될 수도 있겠죠.


실제로 환율 위기의 다양한 원인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확대를 꼽을 수도 있고, 무역수지의 악화를 떠올릴 수 도 있겠네요. 경제 성장률 둔화나 자본 유출 우려가 반영되고 있을 수도 있고요.


"모르겠고 이거 해결하라고 정부가 있는거 아님?"


환율 위기시 정부 개입의 본질은 명확합니다.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원화 가치를 방어하고,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려는 시도죠. 사실 투입되는 금액도 한 두푼이 아니고, 언뜻 보면 이와 같은 국가 개입은 매우 강력한 수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가 수천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금융시장의 역사를 들여다본다면, 환율 위기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예외 없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인위적인 개입이 환율의 '근본적인 정상화'라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진 경우는 역사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개입은 환율 상승의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당장의 고열을 내리는 진통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금리 차이나 무역수지 같은 구조적인 결함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달러만 쏟아붓는 것은 거대한 시장의 추세를 거스르는 무모한 싸움이 되기 쉽습니다. 시간을 버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결국 피 같은 외환보유액만 소진한 채 시장의 압력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 정부 개입이 가진 명확한 한계죠.


“??? 아니 그러면 자꾸 왜 국민연금으로 환율을 방어한다는거임?”



정책당국이 경제 원리를 몰라서가 아닙니다. 정부는 시장의 추세보다 당장의 속도를 의식하기 때문이죠. 환율이 1년에 걸쳐 천천히 상승하는 것과 한 달 만에 수백 원 급등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거든요. 후자의 경우 기업들의 외화 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수입물가가 폭등하며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대됩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에서는 환율 급등이 곧바로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죠.


그렇다면 다른 국가들의 환율 개입은 어떤 결말을 가져왔을까요?


가장 유명한 사례는 1992년 영국의 검은 수요일이겠죠. 당시 영국은 유럽환율메커니즘(ERM)에 가입해 있었고 파운드화 가치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독일 통일 이후 유럽 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영국은 고평가된 환율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죠.


이를 간파한 조지 소로스(George Soros)를 비롯한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대규모 파운드화 공매도에 나섰고, 영국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투입하는 동시에 금리까지 공격적으로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결국 영국은 환율 방어를 포기하고 ERM에서 탈퇴했으며, 소로스는 시장이 국가보다 훨씬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죠.



1997년의 태국은 보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당시 태국 바트화의 가치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중앙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시장에 쏟아부으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처음에는 시장도 물러서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들은 태국 정부의 가장 큰 약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외환보유액은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이었죠.


결국 투기 자본은 더욱 거세게 공격했고, 태국은 환율 방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80년대 최전성기를 달리던 태국과 바트화는 폭락했고 결국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됩니다. 이후 위기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며 우리의 IMF 사태로 이어졌고요.


( + 여담으로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조지 소로스가 있었죠. 소로스는 역대급 투자 천재임.)


“뭐??? 태국..? 그냥 돈이 모자랐던게 아닐까? ㅋㅋ”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재정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를 근본적으로 막아내지 못하고 있죠. 이유는 단순합니다. 시장이 보고 있었던 일본 정부의 달러 보유량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공격적인 긴축을 진행하는 반면 일본은 장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했습니다. 자금은 자연스럽게 달러로 이동했고 엔화는 약세 압력을 받았습니다. 일본 당국은 이전부터 수십조 원 규모의 개입을 반복했지만 효과는 대부분 일시적이었습니다. 개입 직후 환율이 급락했다가도 며칠이 지나면 원래 추세를 회복하는 모습이 반복되었던거죠. 그리고 이 문제는 여전히 진행중인 내용이고요.


이쯤 되면 눈치채셨을 겁니다. 한국의 환율 방어 역시 일본처럼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종의 고질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요.


다만 현 정부의 조치는 과거 태국처럼 달러를 길바닥에 버리는 무모한 백병전까지는 아닙니다. 외환보유액이라는 본진 금고는 아껴둔 채,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용 달러를 빌려와 시장의 쏠림만 툭툭 끊어주는 미세조정(Smoothing Operation)에 가깝죠. 좋게 말하면 영리한 임시방편이고, 냉정하게 말하면 시간을 벌기 위한 눈물겨운 돌려막기 정도..?


그런데 요즘 시장에서는 이런 기술적 방어나 경제 논리보다 더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아 몰라~ 그냥 환율은 윤석열 계엄 때문에 망가진게 맞음 ㅇㅇ"

"ㄴㄴ 환율은 이재명식 퍼주기 때문에 망가진게 맞음"


사실 둘 다 맞는 말입니다.


정치가 불안하면 당연히 원화 가치는 흔들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런 정치적 이벤트들은 거대한 흐름 속에서 보면 '지나가는 소나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만약 원화 약세가 일종의 소나기였다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는 구간이나, 대통령의 구두 개입 한 번에 진즉 분위기가 반전되었겠죠.


"그래서 대한민국 환율 조진 거 누구 잘못임?"


진짜 무서운 건 눈에 보이는 소나기가 아니라, 발밑에서 차오르는 가뭄입니다. 과거 IMF 시기 우리는 외환보유액 '잔고 고갈'로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의 원화 약세는 단순한 경제 논리와 정치 싸움을 넘어 한국의 '성장 동력 고갈'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저출산과 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화가 대표적인 내용이죠.


따라서 명확히 누구의 잘못이라고 탓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총을 얼마나 쏘든, 정치인들이 입으로 무슨 달콤한 공약을 내뱉든 시장은 절대 속지 않습니다. 시장이 지금 원화를 던지며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 건, 서로 네 탓이라며 싸우는 요란한 정쟁이 아닌 차갑게 식어가는 대한민국 그 자체가 아닐까요?


진통제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국가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원화 약세라는 고질병은 내일도,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튜브 - 카댓머


좋아요♥️ 댓글♥️은 콘텐츠 제작에 큰 힘이됩니다!

42
아직 작성된 댓글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