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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이 가야 불장이 온다고요..? 조선시대 사람이세요?

톰리가 또..



펀드스트랫(Fundstrat)의 창립자이자 비트마인(Bitmine) 의장인 톰리(Tom Lee)가 최근 ETH/BTC 비율이 지난 6월 이후 수 주간 이어지던 저항선을 뚫고 0.02858 BTC 선을 상회했다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톰리는 이번 ETC/BTC의 가격 돌파가 단순한 가격 움직임을 넘어, 크립토 시장이 중요한 전환점을 돌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 주장했는데, 그가 이번 반등을 시장의 본격적인 부활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화폐로서의 이더리움(ETH is money)


톰리는 2026년 하반기에 접어들며 이더리움이 화폐 자산으로서 가지는 서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의 지속적인 성장, 토크나이제이션의 가속화, 그리고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이더리움의 가치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죠.


2)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


유가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며 위험자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정가에서 논의 중인 CLARITY Act 등 규제 명확성 측면이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크립토 시장이 AI 트렌드의 후속 수혜를 입는 구조라는 점도 톰리가 주장하는 내용 중 하나죠.


3) 알트코인 취금이뉘!


역사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ETH/BTC 비율을 알트코인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도를 측정하는 척도로 삼곤 했습니다. 이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은 비트코인에 쏠려 있던 자금이 이더리움으로 이동하고, 나아가 고베타 알트코인들로 자금이 확산되며 이른바 '알트 시즌'을 촉발하는 패턴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따라서 톰리는 이번 ETH/BTC 움직임이 시장에 반전을 가져오고 있다 주장하는거죠.


1번, 2번에 대한 내용은 이전 칼럼들을 통해 분석드린 적이 있고, 실제로 저도 어느정도는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 + 사실 톰리가 올린 한 줄의 문장들은 애초에 빈 틈이 너무 많은 미완성 논리라 생각하긴 하지만 그냥 넘어갑시다.)


하지만 3번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많이 다르고, 반드시 한 번은 짚어봐야 할 이야기입니다.

이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 시장 흐름을 완전히 잘못 이해할 여지가 있거든요.


오늘 이야기 해 볼 내용은 ETH/BTC가 보여주는 착시현상입니다.


ETH/BTC란 무엇인가?



먼저 ETH/BTC 비율은 이더리움 가격을 비트코인 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즉, 이더리움 1개를 사기 위해 비트코인이 몇 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이 비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의 가치가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뜻이며, 반대로 하락한다는 것은 비트코인이 시장의 주도권을 꽉 쥐고 있거나 하락장에서 이더리움이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사실 이 지점에서 모든 설명이 끝납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알트코인중 하나이고, 알트코인의 고베타 특성상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도 자연스럽거든요. 한 마디로, 비트코인이 오르면 이더리움은 대개 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대개 더 가파르게 하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뻔한 내용을 살피는 이유는, ETH/BTC를 통해 자본 순환 경로(Capital Flow)를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불장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경로로 진행되어왔죠.


1) 법정화폐(FIAT) 유입 → 비트코인(BTC) 상승

2) 비트코인 정체 혹은 완만한 상승 → 이더리움(ETH)으로 자금 이동(ETH/BTC ↑)

3) 이더리움 폭발 → 미드캡, 스몰캡 등 '고베타 알트코인'으로 자금 확산(본격 알트 시즌)


즉, 투자자들에게 ETH/BTC 비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이제 자금이 비트코인이라는 안전지대를 벗어나, 변동성이 더 높지만 수익률도 높은 알트코인 시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역사적으로 굵직한 알트 시즌 랠리는 늘 이 비율의 유의미한 돌파와 맞물려 왔고요.


실제 ETH/BTC 차트는 어떨까?



차트를 보시면 과거 이더리움은 ETH/BTC 0.05~0.08 BTC 선을 유지하며 알트 대장의 위엄을 보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승 구간과 반감기 알트 시즌을 맞물려 생각해본다면 '적어도 예전에는'꽤나 높은 신뢰도가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늘 그렇지는 않았다는거죠.


2024년, ETH/BTC 비율은 1년 내내 처참하게 흘러내렸고, 2025년을 거쳐 현재 2026년 중순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간 비트코인에 등락이 있다는걸 생각하더라도, 현재 ETH/BTC는 2017년 최고점(0.15 BTC)은 고사하고, 최근 몇 년간의 평균치에 비해서도 바닥 중의 바닥을 기록하고 있죠.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요?

앞서 말씀드린 ETH/BTC가 하락하는 이유를 떠올려봅시다.


1) 비트코인이 시장 주도권을 더 타이트하게 쥐고 있음


현재 비트코인을 움직이는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라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도권 자금이 유입되는 통로가 완벽하게 뚫리면서, 이제 비트코인은 단순한 크립토 자산이 아닌 독자적인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죠. 특히 지난 몇 년을 거치며, 비트코인은 이제 어느정도 매크로 자산이라는 내러티브가 형성되어 가는듯 보입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어떤가요? 마찬가지로 현물 ETF가 존재하긴 하지만, 사실상 유입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여전히 성장주, 기술주라는 내러티브가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AI, 반도체가 아니라면 요즘 장세에는 크게 의미가 없죠. 즉, 이더리움은 전체 파이 싸움에 있어 이전보다 더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자금의 비대칭적인 쏠림이 ETH/BTC를 밑바닥으로 끌어내린 첫 번째 주범이라 볼 수 있겠죠.


2) 이더리움이 더 크게 흔들리고 있음(경쟁력 약화 등)


과거에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팽창 = 기타 알트코인의 성장’이라는 공식이 성립했습니다. 돈이 비트코인에서 빠져나오면 무조건 이더리움이라는 거대한 관문을 거치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솔라나($SOL)를 필두로 한 강력한 대안 메인넷들과 레이어 2 생태계, 그리고 아예 독자적인 유동성을 흡수하는 AI 섹터와 밈코인이 등장하며 시장은 완전히 쪼개진 상태입니다.


이더리움이 알트 대장이라는 것은 옛말입니다. 이더가 가지 못한다 해서 알트가 못가는 것은 아니며, 현재는 알트 각자도생의 불장이 남아있을 뿐이죠. 즉, ETH/BTC 비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건 알트 시장 전체가 죽었다는 뜻이 아니라, 이더리움의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ETH/BTC의 상승이 이더리움의 상승 혹은 알트 전체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옛날 이야기죠.


이 외에도 분모와 분자의 '동반 폭락'이 만드는 기술적 착시가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톰리가 환호한 ETH/BTC는 상대적인 비율입니다. 비트코인이 -10%폭락하는 와중에 이더리움이 -8%만 하락한다면, 시장은 피바다인데 수식상 ETH/BTC가 오르는 기이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하죠.


결론


오늘은 ETH/BTC는 무엇인지, 왜 보는지, 그리고 왜 현 시장과 어울리지 않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봤습니다.


ETH/BTC는 분명 자금의 무게중심을 체크하는 유용한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변화된 시장 구조를 무시한 채 이 비율 하나만 보고 '알트 시즌 온다!'를 외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과 다를게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편향적인 낙관론이 아닌, 파편화된 유동성이 진짜 어디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추적하는 눈입니다.


"ETH/BTC가 수 주간 이어지던 저항선을 뚫고 0.02858 BTC 선을 상회했습니다! 이제 불장이 옵니다!"


그저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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