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 김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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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를 이해해 봅시다.

드라마 작가를 준비하시는 여러분은

연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이번 게시물의 소주제는 아래와 같아요.


1. 연출자의 스트레스는 이상과 타협에서 온다.

2. 연출자는 어디서 재미를 느끼나?

3. 현장은 무엇이 유연하고, 무엇이 경직되어 있는가

4. 그래서 연출자가 요구하는 대본은?



연출자의 스트레스는 이상과 타협에서 온다.


연출자는 영상으로

대중에게 정서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수많은 연출 기법은 결국

보는 이에게 어떤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표현 기술입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구성하고,

씬을 표현하는 방식 만큼이나

연출에도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그러니 대본 수정하듯

찍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고쳐찍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루 촬영에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드라마.

연출자 본인 욕심대로,

양껏 찍을 수가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모두 감독만 봅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은 언제든 생기고,

대본이 애매하면 배우는 찾아와 토론을 시작합니다.

제작사 대표는 커피 들고 와요.

빨리 찍으라는 압박입니다.


결과물은 전부 감독의 책임입니다.

돈이 없어서, 대본이 별로여서...

누구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빨리, 잘 찍어야 하는 숙제.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됩니다.


소위 ‘야마 씬’이라 불리는

볼거리가 많고, 감정이 터지는

핵심 장면에 공을 들입니다.


나머지는 씬들은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죠.

(효율적 = 빠르고, 재밌게)


그런데 아무리 봐도 씬이 재미가 없고

효율도 안 나온다고 판단 되면

감독은 정말 미칠 노릇이 됩니다.

안 찍고 싶을 거예요.


야마씬도 아닌데, 지나치게 규모가 크다든지.

재미가 없는데 씬이 길어지는 경우

특히 경계 해야 합니다.



연출자는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가?


제 경험상,

본인들의 상상력이 개입 될 때 가장 흥미를 느낍니다.


그것이 고난도 액션이든,

강렬한 긴장감이 흐르는 씬이든,

아니면, 별거 아닌 장면인데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더했더니 맛깔스러워지든이요.


이것이 연출의 묘미입니다.

작가가 기가막힌 상황을 써 냈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듯,

연출자는 기막힌 묘사 방법을 찾았을 때 만족감을 느낍니다.


배우의 연기, 카메라의 구도, 조명,

CG, 음악, 효과음 등


이 모든 연출적 요소를 결정하는 게 감독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마음 껏 가지고 놀 때가 즐겁지,

대본이 강요하는 상황을 그저 옮기는 행위는

결코 유쾌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본에는 여백이 필요합니다.

씬이 추구하는 정서는 분명하되,

필요 이상으로 세세한 상황 및 행동지문은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가가 사사건건 상상력을 제한하면

감독은 불편하게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배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로만 가득 찬 건조한 설명조를 피하고,

좋은 음악을 얹고 싶어지게,

조명을 달리해 보고 싶어지게,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 욕구가 생기게 쓰는 것.

고민 하면 좋습니다.


선생님들이,

감독님들이 그런 말씀 많이 하시죠.


"씬을 눈에 그려지게 써라."


단순히 시각적인 것이 아니라 상상력의 영역입니다.



현장은 무엇이 유연하고, 무엇이 경직되어 있는가.


드라마 연출자들은 위기대처능력이 대단합니다.

드라마는 영화랑 달라서,

많은 걸 계산하고 씬을 찍을 수 없거든요.


단적으로

처음 보는 로케이션(장소)에서 촬영을 할 때가 많은데,

대본이 요구하는 상황 구현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씬의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상황을 달리 표현하게 됩니다.


이 경우 현장감을 살리는 좋은 아이디어도 나옵니다.

멜로 장면에서 꽃비가 떨어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배우가 꽃잎을 주머니에 모아 두었다가 하늘로 뿌리는 행동을 더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좁은 공간 때문에 동선이 제한적이라면요.

오히려 그 제한을 활용해 오히려 설렘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 황정민 배우가 환풍구를 뜯고 손을 잡는 장면 역시

현장에서 만들어졌다고 하죠.


만약 설명적인 대사나 장면이

배우의 표정과 분위기로 충분히 전달된다면,

현장에서 생략되는 것이 보통은 더 나은 경우가 됩니다.



그렇다면 현장은 무엇이 경직되어 있을까요?

어쨌든 모든 상황은 대본이 출발점입니다.

더 잘 만들 순 있어도,

아예 없는 것이 현장에서 나오진 않습니다.


그래서 감독들은 말합니다.


"현장 가면 못 고쳐, 대본대로 찍어야 돼."


그러니 작가와 감독의 충돌은 당연합니다.

감독은 확신을 가지기 전 까지 작가를 힘들게 합니다.


수정을 무차별적으로 요구하고, 대본이 이상해지면?

원래버전으로 찍습니다.


일단 뭔갈 봐야지 결정을 할 수 있는 게

감독의 성질입니다.


작가를 고생시켰다고,

별로인 대본을 들고 촬영을 나가면 더 큰 문제겠죠.



그래서 연출자가 요구하는 대본은?


감독은 대본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머리에 콘티를 그립니다.


설명적이고 평범한 장면은

그들의 의욕을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모든 씬이 강렬할 수는 없죠.

하지만, 단 하나의 강렬한 장면은 필요합니다.


관객을 붙잡는 장면.

기억에 남는 장면.


이런 장면을 위해

다른 씬들이 기능하기에

평범한 씬들도 충분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니 재미가 덜하고 고되도,

감독들은 장면을 찍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공모전 당선과도 연결됩니다.

많은 심사위원들이 감독이니까요.



이 모든 것은 제 경험과 해석입니다.


별난 작가들이 많듯,

별난 감독들도 많습니다.

그러니 신인작가는 얼마나 고될까요?


경험이 충분치 않은데,

외계인 같은 양반이 나타나 감내놔라 배내놔라 하니까요.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감독의 요구는, 자신이 확신을 얻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더라도

보살(?)과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 봅시다.



습작을 하신다면

연출 방식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영상으로 표현 되는 재미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해하고

대본으로 구현한다면 분명 좋은 평가를 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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