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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 바뀐다"... 코스피, 1만 이상 갈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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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불기둥이다. 2월 25일 6000 돌파 이후 40일도 안 된 5월 6일 7000을 넘어 장중 7400을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500조원을 돌파하며 아시아 기업 가운데는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조 달러 클럽(trillion dollar club)’에 입성했다. SK하이닉스도 1100조원을 넘으며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코스피 8000선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과 함께 1만 선도 가능하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코스피 불기둥의 원인과 향후 상승 여력을 점검해본다.

코스피 불기둥의 연료는 이익이다. 이미 공개된 1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57조2000억원, SK하이닉스 가 37조6000억원으로 모두 분기 사상 최대다. 글로벌 메모리 3위 마이크론도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시가총액 7000억달러를 넘었다.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각각 120%, 147%, 90%에 달하지만, 엔비디아와 AMD는 그에 못 미치는 각각 6.4%, 68.4%다. 반도체 시장의 주인공이 GPU에서 메모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다.

AI 서비스를 구동하려면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데, 수요가 폭발하는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고객사와 3~5년짜리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지금의 수급 불균형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병목임을 시사한다.

대신증권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를 올해 7974억달러, 내년 1조321억달러로 전망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을 올해 605조원, 내년 742조원으로 추정했다. 내년 실적이 2023년 대비 4~5배 증가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이익이 얼마나 더 늘어나느냐는 결국 돈을 내고 AI를 사용하는 사람과 기업이 얼마나 늘어날 지의 문제다.

반도체를 사들이는 가장 큰 손은 AI 인프라 확장을 이끄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이다. 이들의 AI 관련 설비투자는 올해 7246억달러에서 내년 864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투자은행은 2027년 1조달러 이상을 예상하기도 했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아직 투자여력이 남아 있음을 입증했다.

외국인 자금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올 1분기 코스피에서만 69조원 이상을 순매도했지만 4월 순매수로 돌아섰고 5월 들어서도 지난 4일 4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코스피 7000선을 견인했다. 주목할 점은 자금의 유입 경로다. 하나증권-홍콩 엠퍼러증권, 삼성증권-인터랙티브브로커스(IBKR), 키움증권-위불 등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 서비스가 잇따라 가동됐다. 복잡한 절차 없이 해외 투자자가 한국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채널이 열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증시의 뜨거운 열기는 화제가 되고 있다.

증권가의 코스피 전망치도 빠르게 올랐다. JP모건 8500, 골드만삭스·노무라 8000, 삼성증권 8400 등 대부분이 8000 이상이다. 코스피가 상승하면 곧 이어 전망치 상단이 조정되는 패턴이다. IBK투자증권 이승훈 리서치센터장은 "버블 장세가 전개될 경우 1만피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고, 메리츠증권 이진우 리서치센터장도 "AI 산업이 아직 초기인 점을 고려하면 1만 포인트 달성도 시간 문제"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도 나온다. 예탁금이 130조원을 넘고 신용거래 잔고도 36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다. BNK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고, 씨티그룹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추며 성과급 충당금 부담을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낙관론이 시장에서는 우세하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긴장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6000선에서 7000선으로 올라선 속도는 부담일 수 있다. 그런데 지수가 아닌 개별 기업과 글로벌 경제 현안을 주목하면 걱정 보다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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