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매언니입니다.

대학 시절 주변 선배들이 '너는 기업이 좋아할만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자주 해서, 저는 당연하게도 4년제 대학생활의 테크트리를 선배들처럼 기업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그렸습니다. 그리고 의류업계의 다양한 "직무"를 최대한 경험하고자 여러 패션 회사에 지원해서 비정규직, 계약직, 아르바이트, 무급인턴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옷이 재밌었고, 내가 직업을 갖는다면 좋아하는 것과 돈버는 것을 이어보고 싶었습니다. 사람 인생의 3분의1 이상을 일터에서 시간을 보낸다는데, 이 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보람되게, 성취감을 느끼며 살고 싶었습니다. 내 인생의 큰 시간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면, 너무 슬플 것 같았거든요.

여러 직무에서 다양한 포지션으로 경험하면서 연봉 파악, 기업네임마다 복지 파악, 근무 환경과 분위기를 알아갔지만, 풀리지 않았던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패션기업은 정년이 짧은데, 퇴직 후에는 뭘 해야하지? 어떤 커리어를 쌓아야 트렌드함과 거리가 먼 노년에도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제 답은, 나만의 전문성과 내가 좋아하는 아트를 녹여 유례없는 전문직업을 새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양한 직업환경을 경험하고 배웠던 것은, 나에게 맞는 업무적성을 찾는 최대한의 기회 확률을 높이는 길이었고 저는 지금, 기업이 아닌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돈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다수 패션 기업들의 원부자재 역시 동대문에서 출발합니다. 동대문은 국내 모든 시장사업 규모 통틀어 가장 큰 시장입니다. 이곳은 일반적으로 "패션"하면 떠오르는 화려함과 거리는 먼 곳이지만, 옷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지점으로, 수익을 내고자 의지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무한한 블루오션입니다. 이 방대한 시장을 제대로 알고 활용한다면, 패션에 뜻이 있는 클래스메이트님들의 미친 아이디어와 타고난 재능을 녹여서 무엇이던 만들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현실화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의류는 이미 많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하루에도 몇백장의 의류를 해외 현지로 보내면서, 한국 내수 경제에도 한몫하는 애국한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나왔던 수천명의 쇼핑몰 사장님들 중, 펜데믹을 극복하고 이전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분들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세계를 사랑한다는 점입니다.

사업 꿈나무 학생분들부터, 이직과 창업을 계획하시는 분들까지, 많은 상담과 관심을 보내주셨는데, 이제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차례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 막막한 심정 너무도 잘 알고, 양지로 드러나지 못한 의류 도매 시장이 너무 궁금해서 제가 직접 뛰어들어 현장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힘든 일은 제가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통해, 길을 밝히시고 원하시는 것을 얻어가시면, 저는 진심으로 보람되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의 전문인이 되세요.